예외는 진짜 예외 상항에만 사용하자

2021-09-03

예외를 완전히 잘못 사용한 예

try {
  int i = 0;
  while(true)
    range[i++].climb();
} catch (ArrayIndexOutOfBoundsException e) {
  
}

이 코드는 전혀 직관적이지 않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렇게 작성하면 안 되는 이유는 충분하다.

이 코드는 배열을 순회 하는데, 아주 끔찍한 방법으로 하고 있다.

while(true) 에서 무한루프를 돌다가 range[] 배열의 인덱스가 전부 끝나면 ArrayIndexOutOfBoundsException 을 발생시키고 끝을 낸다.

이 코드를 다음과 같이 표준적인 관용구대로 작성했다면 개발자들은 곧바로 이해했을 것이다.

for (Mountain m : range)
  m.climb();

그런데 예외를 써서 루프를 왜 종료 했을까?

잘못된 추론을 근거로 성능을 높여보려 한 것이다.

JVM은 배열에 접근할 때마다 경계를 넘지 않는지 검사하는데, 일반적인 반복문도 배열 경계에 도달하면 종료한다.

따라서 이 검사를 반복문에도 명시하면 같은 일이 중복되므로 하나를 생략한 것이다.

for문을 사용할 때 경계 검사 1번배열에 접근할 때 경계 검사 1번 총 2번한다고 잘못된 추론을 한 것이다.

하지만 세 가지 면에서 잘못된 추론이다.

  • 예외는 예외 상황에 쓸 용도로 설계되었으므로 JVM 구현자 입장에서는 명확한 검사만큼 빠르게 만들어야 할 동기가 약하다. (최적화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 코드를 try~catch 블록 안에 넣으면 JVM이 적용할 수 있는 최적화가 제한 된다.
  • 배열을 순회하는 표준 관용구는 앞서 걱정한 중복 검사를 수행하지 않는다. JVM이 알아서 최적화해 없애준다.

실제로 예외를 사용한 쪽이 표준 관용구보다 훨씬 느리다. 실행해보면 2배 정도 느리다.

예외를 사용한 반복문은 코드를 헷갈리게 하고 성능을 떨어뜨리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반복문 안에 버그가 숨어 있다면 흐름 제어에 쓰인 예외가 이 버그를 숨겨 디버깅을 어렵게 한다.

반복문의 몸체에서 호출한 메서드가 내부에서 관련 없는 배열을 사용하다가 ArrayIndexOutOfBoundException을 일으켰다고 해보자.

표준 관용구였다면 이 버그는 예외를 잡지 않고, 스택 추적 정보를 남기고 해당 스레드를 즉각 종료 시킨다.

하지만 예외를 사용한 반복문은 버그 때문에 발생한 엉뚱한 예외를 정상적인 반복문 종료 상황으로 오해하고 넘어간다.

API 설계의 예외

이 규칙은 API 설계에도 적용된다.

잘 설계된 API라면 클라이언트가 정상적인 제어 흐름에서 예외를 사용할 일이 없게 해야 한다.

특정 상태에서만 호출할 수 있는 상태 의존적 메서드를 제공하는 클래스는 상태 검사 메서드도 함께 제공해야 한다.

Iterator 인터페이스의 nexthasNext 가 각각 상태 의존적 메서드와 상태 검사 메서드에 해당한다.

그리고 별도의 상태 검사 메서드 덕분에 다음과 같은 표준 for 관용구를 사용할 수 있다.

for (Iterator<Foo> i = collection.iterator(); i.hasNext(); ) {
  Foo foo = i.next();
}

만약 Iterator가 hasNext를 제공하지 않았다면 그 일을 클라이언트가 대신해야만 했다.

try {
  Iterator<Foo> i = collection.iterator();
  while(true) {
    Foo foo = i.next();
  }
} catch (NoSuchElementException e) {
  
}

이 코드는 배열을 순회하던 코드와 비슷하며, 반복문에 예외를 사용하면 장황하고 헷갈리며 속도도 느리고 엉뚱한 곳에서 발생한 버그를 숨기기도 한다.

상태 검사 메서드 대신하기

상태 검사 메서드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선택지도 있다.

올바르지 않은 상태 일 때 빈 옵셔널 혹은 null 같은 특수한 값을 반환하는 방법이다.

  • 외부 동기화 없이 여러 스레드가 동시에 접근할 수 있거나 외부 요인으로 상태가 변할 수 있다면 옵셔널이나 특정 값을 사용한다. 상태 검사 메서드와 상태 의존적 메서드 호출 사이에 객체의 상태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성능이 중요한 상황에서 상태 검사 메서드가 상태 의존적 메서드의 작업 일부를 중복 수행한다면 옵셔널이나 특정 값을 선택한다.
  • 다른 모든 경우엔 상태 검사 메서드 방식이 조금 더 낫다고 할 수 있다. 가독성이 살짝 더 좋고 잘못 사용했을 때 발견하기가 쉽다. 상태 검사 메서드 호출을 깜빡 잊었다면 상태 의존적 메서드가 예외를 던져 버그를 확실히 드러낼 것이다. 반면 특정 값은 검사하지 않고 지나쳐도 발견하기가 어렵다.(옵셔널은 제외)